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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원

유럽 풍력업계 “중국산 풍력 터빈, 전력망서 퇴출해야”… 에너지 안보론 확산

남지완 기자

입력 2026.05.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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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태양광 업계 생태계 붕괴한 것 감안해, 풍력 분야서 中 견제 의지 확고
씨에스윈드·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등 반사 수혜 발생할 것으로 예상

사진=제미나이


유럽 풍력 업계가 에너지 안보와 사이버 위협을 이유로 중국산 풍력 기자재의 유럽 전력망 진입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거 중국의 저가 공세로 태양광 제조업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했던 악몽을 풍력 산업에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노르덱스(Nordex)의 호세 루이스 블란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에너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풍력 터빈의 유럽 전력망 접속을 금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블란코 CEO는 풍력 터빈이 수많은 센서와 소프트웨어, 통신 장비가 결합된 첨단 인프라인 만큼, 지정학적 갈등 발생 시 중국 측이 원격 제어를 통해 유럽의 전력망을 교란하거나 데이터를 유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유럽연합(EU)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를 전면 배제했던 조치와 유사한 맥락이다.

현재 골드윈드(Goldwind), 밍양 스마트 에너지(Mingyang) 등 중국 풍력 대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가격과 금융 조건을 제시하며 유럽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풍력 터빈 업체들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으며, 더 나아가 중국, 러시아 등 고위험 국가의 전력 인버터가 포함된 에너지 프로젝트에 EU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고 있다.

유럽의 이 같은 '중국산 풍력 배제' 움직임은 국내 풍력 기자재 및 전력 인프라 기업들에 거대한 반사이익(풍선효과)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안보와 공급망 신뢰성'이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로 부상하면서, 검증된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는 한국 풍력 타워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CS Wind)가 꼽힌다. 

씨에스윈드는 이번에 중국 퇴출을 주장한 노르덱스의 핵심 밸류체인 파트너이자 베스타스, 지멘스 가메사 등 유럽 메이저 터빈사에 타워를 공급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포르투갈과 터키 등 유럽 현지에 대규모 풍력 타워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어서, 중국산 터빈 및 부품 규제가 강화될 때 유럽 시장 내에서 가장 확실한 대체재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인수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씨에스윈드 오프쇼어'의 생산 기지(덴마크 등)까지 가세하며, 유럽 해상풍력 전반의 공급망을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해상풍력 부문에서 대형 재킷과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 제조 기술력을 확보한 SK오션플랜트 역시 중국 기업의 유럽 진출 저지에 따른 수혜 대상이다. 

유럽 내 하부구조물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이 안보 리스크로 배제될 경우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기업들의 수주 기회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본토까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터빈뿐만 아니라 전력망을 연결하는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 기자재 부문에서도 강력한 탈중국 훈풍이 불고 있다. 유럽 전력망의 40% 이상이 40년이 넘은 노후 설비인 데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력망 인프라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영국과 스코틀랜드 등 유럽 메이저 전력청으로부터 대규모 초고압 변압기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EU가 오는 2032년부터 고압차단기에 사용되는 온실가스(SF₆)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이 선제적으로 개발 완료한 '친환경(SF₆-Free) 고압차단기'가 비중국 공급망 선호 흐름과 맞물려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 해저케이블 시장의 LS전선 등 국내 전력 인프라 대기업들 역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진입하던 중국산 장비들이 안보 이슈로 밀려난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며 장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중국산 풍력 및 전력망 규제는 국내 기업들에 단순한 단기 호재가 아니다"라며 "유럽 시장의 패러다임이 '친환경 가치와 안보 안정성'으로 재편됨에 따라, 한국 공급망의 몸값이 장기간에 걸쳐 재평가(밸류에이션 리레이팅)되는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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