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정부 수뇌부 및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측에 이란 내 에너지 기반 시설 타격을 만류한다는 뜻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양측이 대이란 연합 공세를 시작한 이후 미 당국이 동맹국의 무력 행사에 직접 제동을 건 첫 사례로 꼽힌다.
1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조율은 이란이 걸프 지역 핵심 원유 시설을 연쇄 타격하는 극단적 반격에 나설 경우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폭등과 경기 침체가 촉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미국이 개입에 나선 배경에는 다각적인 전략적 고려가 깔려 있다. 우선 원유 인프라 붕괴가 이란 국민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어 오히려 현 정권에 대한 내부 결속력을 높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 충돌이 종결된 이후 새롭게 출범할 이란 지도부와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백악관은 이란 본토의 정유 시설 등을 직접 타격하는 전술은 이란이 먼저 걸프 산유국의 석유 자산을 공격했을 때만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선을 긋고 있다.
미국의 기류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란의 군사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셈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특히 전쟁 종결 시점을 두고 양국 수뇌부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비용 상승이 초래할 여론 악화를 경계하며 '조기 종전' 가능성과 '목표 달성 시까지 타격'이라는 상반된 신호를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대조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 내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의 대규모 폭격은 글로벌 원유 시장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란 IRNA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7일 밤부터 8일 새벽 사이 테헤란 북서부 핵심 연료 보급처인 샤흐런 석유저장소를 비롯해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의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내 저장 시설 등이 잇따라 폭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현장에서는 유독가스가 대거 방출됐으며 강산성 성분을 띤 검은색 '기름비'가 쏟아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당초 미 당국이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웃도는 대규모 타격이 현실화하자,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국제 유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