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식각 장비 전문기업 기가레인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플라즈마 식각 공정의 최적 조건을 자동으로 도출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엔지니어의 경험과 반복 실험에 의존해 온 공정 개발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고도화하며,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링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식각 공정은 반도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만들기 위해 플라즈마로 불필요한 부분을 정밀하게 깎아내는 핵심 공정이다. 반도체가 점점 미세화·고집적화되면서 엔지니어가 조절해야 할 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압력, 소스파워, 바이어스파워, 가스 종류 및 각 가스 주입량, 척 온도, 백사이드(웨이퍼 뒷면 냉각용) 헬륨, 공정 시간 등 다수의 입력 변수를 동시에 제어해야 한다. 이런 환경서 달성해야 할 공정 결과물은 ▲에칭량 ▲속도 ▲각도 ▲상·하부 선폭 ▲마스크 선택비(원하는 부분만 깎이는 정도) 등 무려 6가지 항목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 필요하다.
변수는 많고 만족시킬 목표도 까다롭다 보니, 기존에는 엔지니어가 수많은 테스트를 반복하며 최적 조건을 찾아야 했고 그만큼 많은 시간과 웨이퍼가 소모되는 한계가 있었다.
기가레인은 이러한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융합연구단 사업 지원을 받아 2020년 11월부터 군산에서 온사이트(On-Site) 형태의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플라즈마장비지능화연구단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공정 최적화 툴을 활용해 반도체 공정 조건 최적화 가능성을 검증했다.
엔지니어가 수행한 51개의 실험 데이터 중 변칙값을 제외한 34개의 정제된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킨 결과, 단 1회 학습만으로 6개 공정 목표를 동시에 만족하는 최적 조건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1회 학습으로 목표치를 만족하지 못할 경우, 새 공정 결과를 다시 학습시켜 재차 최적 조건을 제시하는 반복 알고리즘도 함께 구축해 공정 개발 성공률을 한층 높였다. 이를 통해 공정 최적화에 들어가던 웨이퍼와 엔지니어링 리소스를 크게 절감하고,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속도 역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기가레인은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다른 공정에도 AI 적용을 확대해, 데이터가 쌓일수록 개발 효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나아가 현재의 ‘입력 변수-결과값 매칭’ 단계를 넘어, 장비가 공정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실시간 센서 데이터까지 AI와 연동하는 추가 고도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장비가 스스로 공정 상태를 진단하고 보정하는 ‘자율 운영 장비’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기가레인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가 보유한 플라즈마 식각 장비 노하우와 국책연구기관의 지능제어 기술이 결합한 대표적인 산학연 협력 사례”라며 “데이터 기반의 공정 최적화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소자 기업들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