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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원

비에이치아이, 국내 최초 '카르노 배터리' 기본설계(FEED) 단계 진입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3.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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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산학연 참여 국책과제 총괄하며 개념설계·부지 선정 완료
화재 위험 낮고 노후 발전소 재활용 가능한 차세대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LDES) 상용화 박차

비에이치아이 CI. (사진=비에이치아이)

비에이치아이(BHI)의 기술로 주도하는 차세대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LDES) 개발이 본격적인 설계 단계에 돌입하며 국가 에너지 자립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에이치아이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카르노 배터리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가 기본설계(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 단계에 진입했다고 26일 밝혔다. 비에이치아이는 이 프로젝트의 총괄 주관기관이다. 카르노 배터리 개발팀은 개념설계(Pre-FEED)를 완료하고 실증을 위한 구체적인 장소 지정도 마쳤다.

비에이치아이는 앞서 지난해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카르노 배터리 시스템 통합 기술개발' 연구과제의 총괄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총 1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기관은 비에이치아이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KAIST·고려대학교·군산대학교·아주대학교·국민대학교·전기협회·피레타·삼현B&E·포스하이텍·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삼성물산 등이다.

FEED는 플랜트 건설에 앞서 상세설계와 비용 산정, 공정 정의 등을 수행하는 핵심 단계다. 통상 인허가, 오프테이크, 금융 조달 등을 거쳐 EPC(설계·조달·시공) 단계로 이어진다.

카르노 배터리는 생산된 잉여 전력을 고온의 열에너지로 저장하는 차세대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LDES)이다. 필요 시 이를 다시 전력으로 전환해 사용한다. 대규모 전력을 10시간 이상 저장할 수 있으면서도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 시스템은 이차전지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달리 화재 위험이 낮고, 기존 노후 화력발전소 인프라를 재활용할 수 있어 국가 에너지 자산의 좌초자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 주요 열저장 소재로는 용융염(Molten Salt)·콘크리트·모래 등이 거론된다.

현재 미국·독일·스웨덴·노르웨이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카르노 배터리 관련 실증 사례가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복합화력발전소와의 연계 시나리오가 제시됐는데, 가스터빈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통해 회수한 뒤 일부는 스팀터빈 구동에 활용하고 일부는 카르노 배터리와 연계해 열에너지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산하 비밀 연구소 '엑스 디벨롭먼트(옛 엑스)' 역시 용융염을 활용한 카르노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에너지 업계는 카르노 배터리가 상용화될 경우 중단기적으로는 레트로핏(성능 향상 개조)을 통해 노후 화력발전소의 좌초자산화를 방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소형모듈원전(SMR)과의 연계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장주기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은 2043년까지 2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카르노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저장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총괄 연구 책임자인 신현철 비에이치아이 부사장(공학박사)은 "최근 국제적 분쟁 등의 영향으로 국가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카르노 배터리는 수소와 함께 천연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 실정에 최적화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이어 "당사는 국내 에너지 인프라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 액화천연가스(LNG)·원전 등 기존 주력 에너지원은 물론 그린수소·카르노 배터리 등 미래 청정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 고도화와 연구개발을 이어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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