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싱킹머신스랩이 엔비디아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베라 루빈'을 활용한 시스템을 1GW(기가와트) 이상 확보하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공급 외에 대규모 자본도 함께 투입하기로 했으나, 정확한 금액과 세부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장 인프라 가동은 내년 초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싱킹머신스랩은 기업과 연구 기관이 자체 목적에 맞게 AI 모델을 최적화(파인튜닝)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곳이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학계와 산업계가 AI 기술을 보다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 수장들은 이번 협력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지식 탐색 수단”으로 규정하며, “싱킹머신스랩이 첨단 AI 발전을 이끌 글로벌 핵심 인재들을 성공적으로 결집시켰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미라 무라티 창업자 역시 “소비자가 스스로 AI를 설계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사의 기술력이 이번 제휴로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픈AI CTO 출신인 무라티 창업자는 2023년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사회와 갈등을 빚고 잠시 물러났을 때 임시 수장직을 맡은 바 있다. 이듬해 퇴사해 싱킹머신스랩을 창업했으며, 출범 1년여 만인 지난해 7월 투자 업계로부터 120억달러(약 18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순항만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업 가치를 500억달러로 높여 추가 투자를 유치하려다 실패했다. 올해 초에는 배럿 조프 공동창업자 겸 CTO가 사내 스캔들과 정보 유출 시비에 휘말린 끝에 오픈AI로 자리를 옮기는 등 조직 내홍이 외부로 드러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엔비디아의 대규모 지원이 그간의 잡음으로 떨어진 싱킹머신스랩의 신뢰도를 단숨에 회복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자사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고객사에 다시 자본을 투입하는 전형적인 순환 거래 방식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