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러시아에 대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했는데도 그렇게 말하느냐"며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러시아 원유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로, 이번 조치는 러시아에 수천억 달러 피해를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2단계, 3단계 제재는 시작도 안 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푸틴)의 결정이 무엇이든 우리는 만족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만족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수입하며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한다고 비판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산 대미 수출품에 50% 고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는 러시아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2차 제재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 단계 제재 가능성은 러시아에 더 강력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미 의회에서도 초당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의원은 공동으로 대러 제재 법안을 발의했으며, 해당 법안은 러시아산 원유·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0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의회의 법안 추진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